올해 추석을 맞아 시장을 둘러보던 중,
시금치 한 단의 가격이 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을 보고 순간 당황했습니다.
예전에는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였던 시금치가 이제는 '금(金) 시금치'라 불릴 만큼 비싸졌으니, 추석 나물밥에서 시금치를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금치가 빠진 추석 음식은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시금치 가격 급등 원인
올해 시금치 가격이 크게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기후 변화입니다. 여름 동안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되면서, 시금치 재배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시금치는 15~20℃의 서늘한 기온에서 가장 잘 자라는 작물입니다. 그러나 여름철 기온이 계속해서 30℃를 넘기면서 시금치의 생육이 저하되고, 고온으로 인해 조기 추대 현상이 발생하여 작물의 품질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장마 기간에는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과습이 시금치 재배에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시금치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자라야 하는데, 장마로 인해 물이 고이면 뿌리 썩음병과 같은 병해충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으로 인해 시금치의 수확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게 된 것입니다.
시금치 재배의 어려움
여름철 시금치 재배는 쉽지 않습니다. 시금치가 고온에 민감해 생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적절한 재배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차광막을 설치해 햇빛을 차단하거나, 주기적으로 물을 주어 토양의 온도를 낮추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온과 장마가 반복되는 기후에서는 시금치의 품질이 저하되고, 수확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금치는 고온에서 조기 추대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병해충의 피해도 커집니다. 과습한 토양에서 발생하는 노균병과 잘록병은 시금치 뿌리를 약화시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만듭니다. 여름철의 이러한 어려움은 결국 시금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가격 상승으로 직결됩니다.
시금치 없는 추석, 시금치 없는 나물밥
우리 집 추석 음식에서 시금치 나물이 빠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변화입니다. 차례상에 올라오던 나물밥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콩나물과 시금치, 고사리인데..
평소 가족들과 함께 먹던 나물밥에서 시금치가 빠지면 허전할 것 같지만, 올해는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싸네요.
시금치 없는 나물밥상이 낯설지만, 기후와 자연이 주는 영향을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긋지긋한 여름도 끝나가고 치솟은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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